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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껍질깨기-130]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초연결성, 초지능성, 예측 가능성이다.'(4차 산업혁명, 하원규 외)

 

 모든 사람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결돼 있다. 새로운 정보는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돼 매우 똑똑해진다.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이 결합되면 사람들은 미래의 많은 일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세상이 가져올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무력해진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제정책은 재정·통화정책이다. 재정정책은 정부 지출과 세금의 양을 조절해 경기의 급변동을 막는 것이고 통화정책은 통화량이나 금리를 통해 경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정보의 비대칭성이고 두 번째는 가격의 경직성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정부가 하는 일을 민간이 즉각적으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통해 재정지출을 늘리면 건설사와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난다. 소득이 증가한 사람들은 소비를 늘리고 소비는 다시 다른 사람들의 소득을 늘린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면 경제 전체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경기는 부양된다. 통화정책을 통해 돈을 풀면 이 돈은 국민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국민들은 또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해 소비나 투자를 늘린다. 역시 국내 수요가 늘어나고 경기는 부양된다.

 

 하지만 정부 관료와 민간기업, 개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촘촘히 연결된 사회에서는 정부의 정책 의도가 실시간으로 기업과 개인에게 전달된다. 민간이 초연결성, 초지능성을 통해 매우 총명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총명해진 민간 경제주체들이 정부 의도를 간파하면 이들은 정부가 생각했던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사업을 확대하면 민간은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을 늘려 재정지출로 발생한 적자를 막으려 한다고 정확히 예측한다. 이 경우 민간은 소득이 늘더라도 소비하지 않고 미래 세금을 위한 재원으로 비축한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했는데 소비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경기 부양 효과는 반감된다. 개인들이 모두 촘촘히 연결돼 정부만큼의 정보력이 있다면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통화정책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돈을 풀어 이 돈이 개인에게 유입되면 이들은 일시적으로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투자와 소비를 늘린다. 이 과정에서 경기가 부양된다. 하지만 개인들이 각종 정보를 모두 모을 수 있다면 정부가 돈을 풀 때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한다. 이 경우 개인들은 돈이 많아졌지만 돈값은 떨어졌기 때문에 실질적인 화폐의 구매력은 전과 변화가 없다고 계산할 수 있게 된다. 결국 투자와 소비는 늘어나지 않고 경기 부양 효과는 사라진다.

 

 19세기 데이비드 리카도부터 20세기 로버트 루커스에 이르기까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개인들이 정부의 정책 효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면 정부의 경제정책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반면 경제학의 다른 축을 형성해왔던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개인들의 정보력 부재와 화폐에 대한 환상 때문에 정부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봤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세상이 초연결사회로 바뀔수록 케인스보다는 루커스 이론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 정책과 관련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민간 경제주체들에 전달되는 세상에서는 정부와 민간 간 정보 비대칭성이 현저하게 약화되기 때문이다.

 

 케인스의 전통을 따르는 뉴케인지안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재정·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또 다른 이유로 '가격의 경직성'을 꼽았다. 민간 주체들이 정보는 정확히 알더라도 가격을 바꾸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책 변화가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은 음식 재료값이 달라졌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메뉴를 바꾸지 않는다. 메뉴판을 매번 바꾸는 데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명목임금도 특정 기간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실제 경제 상황을 반영해 매번 바뀌지 않는다. 임금의 경직성 역시 경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게끔 만드는 원인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도 인터넷이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인터넷상에서 온라인으로 메뉴판을 바꾸는 것은 클릭 몇 번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메뉴판을 바꾸는 데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가격이 경직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궁색하다. 기업의 경영 상황과 노동자 생산성 등에 대한 정보도 시시각각 접할 수 있는데 굳이 임금을 1년에 한 번씩 결정할 필요도 없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들이 하나둘씩 무너져 가고 있다. 정부 경제정책이 무용하다면 경제정책에 관련된 수많은 관료들은 뭘 해야 할까. 세상 사람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또 하나 생긴다.

 

출처 :2016.04.19 [노영우 지식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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