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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 껍질깨기-131] 자본주의 경제를 흔히 오리에 비유한다. 물 위에 떠 있는 오리는 아주 여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오리가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물밑에서 쉴 새 없이 발을 움직인다.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다. 물 위에서 볼 때와 물 아래에서 볼 때 오리의 모습은 천양지차다.

 

 자본주의는 오리처럼 모든 경제 주체들에게 죽을 만큼 발을 움직이며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하는 체제다. 자본주의는 절대 개인들에게 발버둥 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노예제 시대에는 노예가 일을 하지 않으면 채찍을 휘둘렀지만 자본주의는 이런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체제 내에서 다양한 인센티브(incentive)를 제공해 스스로 발버둥 치게끔 만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내가 열심히 일해 돈을 많이 벌면 나는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누구나 돈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는 그만큼의 보상이 주어진다. 이 과정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돈을 벌려고 한다. 개인과 기업들이 열심히 일하면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력이 높아진다. 개인과 기업이 자신들이 잘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런 노력이 사회의 효율성도 높여준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인센티브 시스템.jpg

 

 

 자본주의는 가격과 경쟁시스템을 활용해 모든 경제주체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끔 만드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보다는 남의 노력에 편승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갈라내는 시스템도 만든다. '무임승차'나 '공짜점심' 등은 자본주의가 가장 싫어하는 용어들이다.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센티브 문제"라고 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보상이 철저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할 인센티브가 있다.

 

 반면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자신이 번 것을 자신이 가져갈 수 없어 열심히 일할 유인이 없다. 인센티브 시스템의 차이가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간의 생산력과 경제력의 격차를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과 효율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의 구축은 동전의 양면이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기업을 운용하는 것의 근간도 인센티브를 극대화하는 보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으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은 자본주의 경제의 근간인 인센티브 시스템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그 방식은 이렇다. 기존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기술력의 차이가 있는 다양한 기업이 공존한다. 한 기업이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추면 이 기업은 보다 많은 이윤을 올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 시차를 두고 기술력이 가장 떨어지는 기업은 도태된다.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을 통해 상당 기간 높은 이윤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기업이 제품을 만드는 로봇을 개발한다면 그는 한순간에 이 시장을 독점해 버린다. 로봇의 생산력을 사람이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독점 이윤을 올리는 시간은 매우 짧다. 시장을 독점하는 순간 제품값이 급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로봇이 무한정 제품을 만들어내는 세상에서는 물건값이 급속히 떨어져 거의 0원으로 수렴한다. 기업들은 신기술을 개발했지만 이를 통해 이윤을 올리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들이 신기술을 개발하려는 인센티브는 떨어진다. 신기술을 개발하니 수익이 오히려 떨어지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진다.

 

 근로자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일해서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이 근로자의 인센티브다. 그런데 자신의 노동이 어느 순간에 AI로 대체된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용이 없다.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고 로봇을 따라갈 수는 없다.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해 생산성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AI를 파괴하는 것이 자신들의 보수를 높이고 고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할 수 있다. AI를 파괴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에게는 단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경제를 후퇴시키는 일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개인의 인센티브와 사회 발전이 동시에 일어나지만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개인의 인센티브가 경제 발전에 역행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과거 1차 산업혁명 때도 수공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다른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어나 러다이트 운동은 잠잠해졌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 혁신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그 파급효과는 훨씬 크다. 이 시기에는 개인과 기업이 열심히 일하고,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는 인센티브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개별 경제주체의 인센티브가 경제 발전에 역행할 수도 있다.

 

 사람들을 오리처럼 열심히 일하게 만들고 그것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자본주의 경제 인센티브 시스템의 붕괴,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또 하나의 새로운 변화다.

 

출처 : 2016.04.28 [노영우 지식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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